핀터레스트 인터뷰 후기



핀터레스트 본사

1월 초 글 이후에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사실 이것저것 적고 있긴한데 퍼블리쉬를 못했다… (구차한 변명…) 어쨌거나 이번에 인터뷰를 했던 핀터레스트와의 인터뷰 후기를 적어볼까 한다.

올해 3월 초부터 급하게 구직할 곳을 찾고 있었다. 지인 혹은 링크드인을 통해서 열 군데 약간 넘는 회사와 이야기를 했고 그 중 대략 반 정도의 회사에서 인터뷰 기회를 받아냈다. 그 중의 하나가 핀터레스트였다. 상당히 빠르게 처리를 해줘서 리쿠르터와 처음 전화한 날부터 온사이트 인터뷰까지 보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참고로 프론트엔드 개발 경력직으로 지원을 했다.

처음은 폰스크린 인터뷰였다. 이미 다른 회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어느정도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리쿠르터에게 이야기해서 바로 3일 뒤에 인터뷰를 잡았다. 폰스크린 인터뷰는 기본적으로 Coderpad라는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인터뷰어와 동시에 코드를 보고 전화통화 하면서 주어진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프론트엔드로 지원했기 때문에 JavaScript를 사용했고 60분동안 진행했다. 인터뷰 처음과 마지막에 소개나 질문으로 대화를 좀 해서 15분 정도 사용했고 나머지 45분동안 주어진 문제 하나를 풀었다.

문제는 기본적인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에 대한 것 이었다. 폰스크린이다보니 아주 어렵지는 않았지만, 보통 인터뷰 때 썼던 Java가 아니라 JavaScript를 써서 애를 좀 먹었다. 다행히 Coderpad에는 Node.js 인터프리터가 내장되어 있어서 직접 코드를 실행해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짠 코드에 필요한 유닛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고 설명했다.

바로 다음날 리쿠르터에게서 폰스크린은 합격했으니 온사이트 인터뷰를 보자는 연락이 왔다. 사실 좀 자신이 없었는데 예상 외의 결과라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다른 회사와의 인터뷰가 이미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에 열흘정도 뒤에 인터뷰를 하기로 결정했다. 또, 핀터레스트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이 있어서 리쿠르터에게 비행기와 호텔 예약을 부탁했다. 나에게 있어서 첫 원정 인터뷰였다.

온사이트 인터뷰 하루 전, 시애틀에서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뒤, 우버를 타고 호텔이 있는 다운타운으로 이동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머무는 동안 인터뷰와 관련 된 비용(이동 및 식사)은 회사에서 (어느정도 한도는 있지만) 나중에 대부분 환급해 주었다. 호텔은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 바로 옆이었는데 너무 번화가라서 도리어 불편했다. 차라리 오피스 근처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 어쩌면 관광도 좀 하라는 배려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날 밤에는 잠자리가 바뀌고 인터뷰가 신경이 쓰여서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인터뷰 당일 날 아침에 약간 일찍 일어나서 정리하고 호텔을 나섰다. 간단히 호텔 주위에서 아침을 먹고 핀터레스트 오피스로 향했다. 다운타운 트래픽 때문에 좀 문제가 있었지만 다행히 제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고, 나를 담당하는 리쿠르터가 로비에서 맞아주었다. 1층에 있는 식당에 먼저 들려서 인터뷰 동안 마실 음료수를 하나 받고 인터뷰할 장소로 이동했다. 도착한 오피스에는 인터뷰에서 사용할 맥북에어와 소소한 선물 몇 개(스티커, 펜, 노트, 머그)가 준비되어 있었다.

온사이트 인터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총 4시간이었다. 그 4시간 동안 총 5번의 (30-45분 길이의) 인터뷰와 30분 의 점심시간이 있었다. 각 인터뷰에서는 주어진 특정 분야에 대해서 물어봤다 – 객체지향 디자인, 자료구조/알고리즘, 프론트엔드,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문화/경험. 다른 대부분의 회사와 좀 달랐던 건 마지막 문화/경험 인터뷰는 코딩없이 30분 동안 내 경력과 경험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나머지 인터뷰는 역시 온사이트 인터뷰답게 꽤 까다로웠다. 객체지향 디자인은 원래 자신없는 분야라서 고생을 했고, 자료구조/알고리즘 인터뷰에서는 문자열 관련 문제가 나왔는데, 간단해 보이지만 꽤 복잡해서 쓸데없이 시간을 너무 많이 써버리고 말았다.

점심시간에는 점심을 같이 먹을 직원(lunch buddy)을 붙여줬다. 뉴욕 콜럼비아 대학을 졸업한 중국 친구였는데, 점심시간이 단 30분 뿐이라 길게 이야기 하지 못해 아쉬웠다. 대략 핀터레스트의 문화나 그 친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점심 메뉴는 인도음식이었고 당연하게도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답게 모든 음식과 음료수는 무료였다.

인터뷰를 봤던 오피스

그렇게 오후 2시쯤 모든 인터뷰가 끝나고 리쿠르터가 로비까지 데려다 주었다. 전날 잠을 못 잔 후폭풍 때문에 컨디션이 그리 좋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해치웠다는 느낌이었다. 그 이후에는 개인적으로 다른 계획(회사/친구 방문)을 세워놨었기 때문에 하루 더 샌프란시스코에 머문 뒤 시애틀로 돌아왔다. 그리고 몇 일 뒤 리쿠르터에게서 인터뷰 결과 이메일이 왔다. 떨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아쉽기는 했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고, 또 그 땐 다행히 다른 회사에서 오퍼를 받아놓은 상황이어서 크게 상심하지는 않았다.

인터뷰를 갔다온 뒤 내가 가진 핀터레스트에 대한 이미지는 더 좋아졌다. 확실히 회사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문화도 좋아보였다. 아직 비지니스 모델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몇 년 뒤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혹시나 다음 이직기회가 있을 때 까지 살아 남는다면 한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